귀추법은 미국의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퍼스(C. Peirce: 1839~1914)가 처음으로 제안하였으며, Hanson을 비롯한 다른 학자들에 의해 더 정교화되었다. 귀추적 사고의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어떤 놀라운 현상(들), P(p1, p2 p3, ...),이 관찰된다.
2. 만일 가설 H가 참이라면, P(p1, p2 p3, ...)는 당연한 것이 되고, H를 이용하여 이를 설명할 수 있다.
3. 따라서 가설 H가 참이라고 생각할 좋은 이유가 있다.
지구과학 탐구 사례를 귀추법을 적용하여 생각해보자.
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킴벌리 지역에 있는 화도(volcanic pipes)에서 다이아몬드가 많이 산출된다. (q)
2. 탄소는 산소가 없으며, 압력이 55kb 이상, 온도가 1,000℃ 이상일 때 다이아몬드로 존재한다.
3. 따라서 이 암석은 맨틀 깊은 곳에서 올라온 마그마에 의해서 생성되었을 것이다. (p)
위에서 서술한 귀추적 사고 과정은 귀추적 사고 과정의 2번과 같이 적절한 규칙이나 가설을 선택하려면, 그 전에 가능한 후보 규칙이나 가설들을 조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 과정은 다시 후보 이론이나 가설의 탐색과 적절한 이론이나 가설의 선택이라는 두 단계로 나누어서 생각해야 한다. 이를 다시 지구과학 맥락에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지구나 우주의 특정 자연 현상 관찰하고 기술한다. (q를 얻음)
(2) q가 생성될 수 있는 기존 이론(규칙)의 조사하거나 가설을 설정한다.
(3) 조사한 이론이나 설정한 가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규칙(p이면 q이다)을 선택한다.
(4) 선택한 규칙을 바탕으로 지구나 우주에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나 과정을 설명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귀추법은 선택한 규칙이나 가설보다 더 설명력이 높은 것이 존재할 개연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보면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 상황에서는 여러가지 제약 조건들이 존재하며, 이를 이용하여 많은 규칙이나 가설이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추론이 될 수 있다. 특히 다이아몬드 산출의 사례는 해당 조건에서 탄소는 반드시 다이아몬드로 산출되는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오류의 여지가 없다. 지구과학에서 귀추적 사고과정에 대한 예를 대륙이동설을 이용하여 살펴보자.
(1) 멀리 떨어져 있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메소사우르스, 글로소프케리스 등의 고생대 말의 화석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놀라운 현상)
(2) 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나 가설의 조사:
H1 두 대륙을 연결하는 지형이 있었다.(연륙설)
H2 두 대륙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섬들이 있었다.
H3 두 대륙이 붙어있었으나 그 후 이동하였다. (대륙이동설)
H4 동물이나 식물이 대서양을 가로질러 이동하였다.
(3) H1, H2, H4를 지지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서 H3를 선택함
(4) 과거에는 두 대륙이 서로 붙어 있었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귀추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이를 귀납법과 연역법과 비교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귀추는 잘 설명할 수 없는(놀라운) 관찰 결과에서 시작하여, 이를 잘 설명하는 이론이나 가설을 선택하여, 그러한 관찰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다. 반면에 연역은 일반적인 이론에서 출발하여 특정한 관련 사례에 대하여 그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제가 참이면 결과도 반드시 참이다. 그러나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기 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늘려나가는 셈이 된다. 귀납은 구체적인 관찰 사례들로부터 공통점이나 규칙성을 찾아서 규칙이나 원리를 찾는 과정이다 (그림 1).
연역과 귀납, 귀추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화도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 사례를 이용하여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귀추는 상단의 사례와 동일하다. 연역은 탄소의 상평형에 대한 규칙이나 이론에서 출발하며, 구체적인 사례가 제시하고, 여기에 이론을 적용하여 다이아몬드가 생성될 것임을 이끌어낸다. 반면에 귀납은 다양한 상평형 실험을 통하여 특정 온도압력 조건에서 다이아몬드가 생성되는 것을 관찰한 뒤, 그 조건에서는 탄소가 다이아몬드로 존재한다는 이론을 이끌어낸다. 반면 귀납은 화도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는 현상을 보고, 관련된 가장 적절한 이론이나 가설을 이용하여, 마그마가 맨틀 깊이에서 형성되어 지표까지 올라온 것으로 설명한다.
연역
1. 탄소는 산소가 없으며, 압력이 55kb 이상, 온도가 1,000℃ 이상일 때 다이아몬드로 존재한다. (이론: General Rule)
2. 특정 실험에서 탄소를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60kb의 압력과 1,200℃의 온도 조건을 유지했다.
3. 이 실험에서 다이아몬드가 생성될 것이다. (Specific Conclusion)
귀납
1. 여러 실험에서 탄소를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55kb의 이상의 압력과 1,000℃ 이상의 온도 조건에 두었다. (구체적 관찰 p: Specific Observation)
2. 위 실험에서 항상 다이아몬드가 생성되었다. (구체적 관찰 q)
3. 따라서 탄소는 산소가 없으며, 압력이 55kb 이상, 온도가 1,000℃ 이상일 때 다이아몬드로 존재한다. (이론: General Conclusion)
'(지구)과학 교육자를 위한 내용 > 과학의 본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과학 탐구의 목적과 맥락 (0) | 2021.09.25 |
---|